나는 적폐입니다.

이번 정부에 들어와서 적폐가 되었습니다.

 

그간 먹고 싶은 것 못 먹고, 입고 싶은 옷 못입고, 좋은 차 못 타고,

집사람은 10만원짜리 원피스도 비싸다고 못사고...

그렇게 아끼고 힘들게 이자 내가면서 집을 사고 또 아껴서 지방에 집을 사고

아끼고 아끼면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살았던 이유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퇴직 이후에도 위태롭지 않게 살기 위해서,

정부 보조금으로 힘들게 사는 삶을 살기는 싫어서,

아이들에게 나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 입니다.

 

그렇게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편안한 미래를 위해

내 아이들의 삶이 고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주택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에 들어서면서 적폐가 되었습니다.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적폐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보는 무주택 서민들의 삶을 돌아봅니다.

삶의 질로 보면 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좋은 옷을 입습니다. 30만원짜리 청바지 10만원짜리 티셔츠를 입습니다.

수입 세단 승용차를 타고 다닙니다.

가방도 50만원 100만원짜리는 당연하게 들고다닙니다.

수시로 여행도 다니고 외식도 자주 합니다.

 

그런 그들이 저를 향해 적폐라고 합니다.

저 같은 다주택자들 때문에 그들이 집을 사지 못한다고 합니다.

 

저는 참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그들은 저보다 수입이 많습니다.

저보다 급여가 높을 뿐 아니라 맞벌이로 훨씬 많은 수입을 벌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저보다 수입이 적은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맞벌이로 저희 집과 비슷하거나 더 버시는 분들이 대다수일겁니다.

그런데 그들은 집이 없지만 수입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다주택자이지만 차가 없습니다.

그들은 집이 없지만 명품백, 명품시계를 찹니다.

저는 다주택자이지만 가방은 만원짜리나 사은품, 시계는 휴대폰 시계를 봅니다.

저는 다주택자가 되었는데 그들은 왜 집이 없을까요?

제가 거주하는 집 외에 지방에 집을 사는 동안 그들은 거주하는 집조차 안가지고 있는데 왜그럴까요?

심지어 그들의 수입이 더 높은데 말이지요.

그들은 말합니다. 저와 같은 다주택자 적폐들이 새로 공급되는 주택을 다 싹쓸이 해가기 때문에 그들이 집을 사지 못한다고......

 

정부에서는 그들을 서민이라하고 저는 적폐라합니다.

그들은 세금을 내지 않고 저에게는 세금 부과를 점점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모두 올려놓았습니다.

심지어 대출도 규제를 하여, 분양 받았던 집의 잔금 대출이 막혀버렸습니다.

입주 기간이 되었지만 대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여 잔금 납부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서민(?)은 부동산으로 벌게되는 이득을 불로소득이라고 합니다.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들이는 노력과 감당하는 위험에 대한 것은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불로소득이라고하는 비난을 인정할수가 없습니다.

쉽게 구입하고 놔두면 그냥 돈을 버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손해를 보기도 하고 이자를 감당하면서 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도 하고

세입자와의 갈등으로 손해를 입기도 합니다.

취득 단계에서부터 손품, 발품을 많이 팔고 취득 이후에도 관리가 필요하며 양도시에도 여러가지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현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어땠을 까 생각해봅니다.

저축도 투자도 할 의미가 없으니 벌어서 그날 그날 다 써야겠지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을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그랬다면 현생의 삶의 질은 높아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자로 나가는 비용, 세금으로 나가는 비용이 없었을테니까요.

그랬다면 지금은 경기도 외곽에서 벤츠나 비엠더블류를 타고 다니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전세금이 오를 때마다 점점 외곽으로 나가야 했을 테고, 차는 꼭 필요했을 테고,

할부를 이용하면 벤츠나 비엠더블류도 불가능하지는 않았을테니 말입니다.

 

그랬다면 지금 회사에서 나이가 더 든 형님들을 내보내려고 하는 것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 컸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저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전보다 더 커지긴 했습니다.

차곡 차곡 준비해왔다고 생각했던 노후대비계획이 정부의 20번 넘는 대책에 따라

세금으로 다 털리고 남는게 거의 없어진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크게 다가왔을겁니다.

지금은 서울에 살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경기도 외곽에서 더 외곽으로 밀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을겁니다.

 

현재 정년을 하셨거나 정년을 앞두고 계신 분들은 그래도 얼마간의 국민연금도 받으실 기대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는 국민연금은 한푼도 못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퇴직 연금도 물론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큰 두려움과 불안감이 있어서 허리띠 졸라가며 살아왔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 잘못된 것이었나? 라는 생각마저 가끔 들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라는 회의까지 찾아오기도 합니다.

 

많은 부동산 관련 기사에서 보이는 현정부에 동의하는 분들의 댓글중에

그렇게 불만이면 이민가라 라는 댓글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해볼 생각입니다.

 

큰 부자도 아니고 어렵게 어렵게 아끼고 아껴서 부자가 되어보려고 했는데

적폐가 되어 부자도 서민도 아닌 그렇다고 중산층도 아닌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부자도 아닌 적폐......

그게 저의 현 주소입니다.

 

이번 정권 들어선 이후로 사는게 점점 힘들고

비도 주룩주룩 계속 오고 있는 와중에 넋두리를 한번 남겨보았습니다.

주말 마무리 행복하게 잘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PS.

아무리 그들이 비난하고 욕을 해도 

그들에게 동화되어 그들과 같은 삶의 방식을 가질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그들의 주장은 "도둑놈 심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를 이길 수는 없지만 잘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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